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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천사공사기 (甑山天師公事記)-6

증산천사공사기 (甑山天師公事記)-6

경전 및 도서  성경신 성경신님의 글모음 쪽지 2015-02-06 09:03 7,436
천사(天師)께서 정읍(井邑)에 게실 새 경석(京石)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는 접주(接主)가 되라. 나는 접사(接使)가 되리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너는 이 후(後)로 출입(出入)을 폐(廢)하고 집에 있으라. 이것은 자옥도수(自獄度數)니라.

 


십일월(十日月)에 천사(天師)께서 동곡(銅谷)에 이르사 금강산공사(金剛山公事)를 보신 뒤에 형렬(亨烈)다려 일러 가라사대 내가 삭발(削髮)하리니 너도 또한 나를 쫓아 삭발(削髮)하라. 형렬(亨烈)이 속으로 즐겨 아니하나 강(强)혀 응낙(應諾)하니라. 또 갑칠(甲七)을 불러 가라사대 내가 삭발(削髮)하리니 명일(明日) 대원사(大院寺)에 가서 승금곡(僧錦谷)을 불러 오라 하심으로 형렬(亨烈)은 크게 근심하였더니 익일(翌日)에 이르러 다시 그것에 대(對)한 말씀을 아니하시더라.

 


천사(天師)께서 형렬(亨烈)에게 고서(古書)를 외어 들려 가라사대 이 글을 잘 기억(記憶)하라 하시니 그 글은 곳


부용병지요 재숭례이중록 예숭칙의사지 녹중칙지사경사 고녹현불애재

夫用兵之要 在崇禮而重祿 禮崇則義士至 祿重則志士輕死 故祿賢不愛財

상공불유시칙사졸병적국삭

賞功不踰時則士卒竝敵國削

 


천사(天師)께서 동곡(銅谷) 한공숙(韓公淑)의 집에 게실 새 형렬(亨烈)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는 좌불(座佛)이 되라. 나는 유불(遊佛)이 되리라. 너는 처소(處所)를 지켜 출입(出入)하지 말라. 형렬(亨烈)이 명(命)하심을 쫓치니라.

 


십이월(十二月)에 천사(天師)께서 고부 와룡리(古阜 臥龍里) 문공신(文公信) 신경수(申京守) 양가(兩家)에 왕래(往來)하시며 머무시다. 이십일(二十日)에 천사(天師)께서 형렬(亨烈)을 불러 가라사대 네가 집에 돌아가 의복(衣服)을 빨아 지어 가지고 자현(自賢)과 함께 오라. 형렬(亨烈)이 명(命)을 쫓아 이십삼일(二十三日)에 자현(自賢)과 함께 와룡리(臥龍里) 신경수(申京守)의 집에 와서 천사(天師)께 뵈오니라.

 


천사(天師)께서 신경수(申京守)의 집에 게실 새 요(堯)의 역상일월성진경수인시(歷像日月星辰敬授人時)를 말씀하시고 오주(五呪)를 지으사 가라사대 이것은 천지(天地)의 진액(津液)이라 하시더라.

 

오 주 (五呪)

시천지가가장세일월일월만사지(侍天地家家長世 日月日月萬事知)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복록성경신수명성경신지기금지원위대강(福祿誠敬信 壽命誠敬信 至氣今至願爲大降)

명덕관음팔음팔양지기금지원위대강(明德 觀音 八陰八陽 至氣今至願爲大降)

삼계해마대제신위원진천존관성제군(三界解魔大帝神位 願臻天尊關聖帝君)

 



그리고 천사(天師)께서 또 좌기의 글을 써서 신경수(申京守)가 벽상(壁上)에 부치시다.

천지대팔문(天地大八門)

일월대어명(日月大御命)

금수대도술(禽獸大道術)

인간대적선(人間大積善)

시호시호귀신세계(時乎時乎鬼神世界)

 


그리고 천사(天師)께서 또 좌기의 글을 써서 문공신가(文公信家) 벽상(壁上)에 부치시다.

천지지주장 음양지발각 인사지각 (미상) 만물지수창[天地之主張 陰陽之發覺 人事之刻(未詳) 萬物之首唱)]

정의 정의(情誼 情誼)

정의(情誼)

정의 정의(情誼 情誼)

 


천사(天師)께서 형렬(亨烈)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는 자현(自賢)과 함께 문공신(文公信)의 집에 있어 옴기지 말라. 나는 신경수(申京守)의 집에 있으리라. 만일 관리(官吏)가 와서 나의 거처(去處)를 묻거든 은휘(隱諱)치 말고 실고(實告)하라. 모든 사람이 이상(異常)히 여기니라. 천사(天師)께서 모든 사람 다려 일러 가라사대 만일 관리(官吏)를 두려워하거든 각자(各自) 해산(解散)하야 돌아가라 하시니 모든 사람이 더욱 이상(異常)히 여기니라. 이때는 천사(天師)께서 백의군왕 백의장상(白衣君王 白衣將相)의 도수(度數)를 보시는 때라.

마침 면장(面長) 이장(里長)이 들어오거늘 천사(天師)께서 그 면장(面長)다려 일러 가라사대 내가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행(行)하야 천하(天下)를 광정(匡正) 하려 하노니 그대가 어찌 이러한 음모(陰謀) 에 참여(參與) 하느뇨. 면장(面長)이 놀라 돌아가서 관부(官府)에 고발(告發)하니라.

 

십이월(十二月) 이십오일(二十五日) 야반(夜半)에 무장(武裝)한 순검(巡檢) 수십명(數十名)이 돌연(突然)히 문공신가(文公信家)를 포위(包圍)하고 모든 사람을 결박(結縛)한 뒤에 천사(天師)의 거처(去處)를 묻거늘 신경수(申京守)의 집에 계심을 말하니, 순검(巡檢)들이 곳 달려가서 천사(天師) 이하(以下) 종자(從者) 이십여인(二十餘人)을 포박(捕縛)하야 익일(翌日)에 고부(古阜) 경무청(警務廳)에 압송(押送) 하였는데 이것은 의병(義兵) 혐의(嫌疑)로 인(認)함이러라.

 

이 일 나기 전일(前日)에 천사(天師)께서 김광찬(金光賛)을 정읍(井邑) 경석(京石)의 집에 보내시고 박공우(朴公又)도 다른 곳으로 보내시니, 이것은 대개 광찬(光賛) 원일(元一)의 성질(性質)을 짐작하심이오 공우(公又)는 여러 번 관재(官災)를 당(當) 하였음으로 면(免)케 하심이라.

 


이십육일(二十六日)에 고부(古阜) 경무청(警務廳)에서 천사(天師)의 사제(師弟)를 신문(訊問)할 새 먼저 천사(天師)를 불러 물어 가로되 네가 의병(義兵)이뇨. 천사(天師) 가라사대 나는 의병(義兵)이 아니라 곳 천하(天下)를 도모(圖謀)하여는 사람이로라. 경무관(警務官)이 놀라 가로되 이 무슨 말이뇨. 천사(天師)가라사대 사람마다 도략(韜略)이 부족(不足)함으로 천하(天下)를 도모(圖謀)치 못하나니 만일 웅재대략(雄才大略)이 있으면 어찌 가만히 있으랴. 나는 실(實)로 천하(天下)를 도모(圖謀)하야 창생(蒼生)을 건지려 하노라.

경관(警官)이 천사(天師)를 고타(栲打)하야 옥중(獄中)에 가두고 다른 사람은 묻지도 않고 모다 구수(拘囚)함에 여러 사람이 천사(天師)를 원망(怨望)하더라. 이때 각지(各地)에 의병(義兵)이 봉기(蜂起)하야 일병(日兵)과 충돌(衝突)하며 혹(或) 의병(義兵)을 가탁(假託)하야 타가겁사(打家劫舍)하는 비도(匪徒)도 도량(跳梁)함으로 의병혐의(義兵嫌疑)로 체포된 자(者)이면 시부(是否)를 불문(不問)하고 흔히 총살(銃殺)을 당(當)하야 실(實)로 비포시기(悲怖時期)러라.

 


이 먼저 천사(天師)께서 이 화액(禍厄)에 쓰기 위(爲)하야 미리 약간의 금전(金錢)을 준비(準備)하신 후(後) 갑칠(甲七)을 명(命)하야 경석(京石)에게 전(傳)하라 하셨더니, 그 화란(禍亂) 중(中)에서 용인(傭人)이 그 돈을 절취(截取)하야 도망(逃亡)하는 것을 갑칠(甲七)이 쫓아 빼앗아 경석(京石)에게 전(傳)하니 경석(京石)이 고부(古阜)에 가서 의금(衣衾) 식사(食事) 등(等) 제공(提供)에 진력(盡力)하니라. 간수(看守) 중(中) 형렬(亨烈) 자현(自賢)과 친(親)한 사람이 있어 형렬(亨烈) 자현(自賢)을 다른 종용(從容)한 옥실(獄室)로 옴기거늘 형렬(亨烈)이 간수(看守)에게 청(請)하야 천사(天師)께서 다른 옥방(獄房)에 옴기신 후(後) 형렬(亨烈) 자현(自賢)에게 일러 가라사대 삼인회석(三人會席)에 관장(官長)의 공사(公事)를 처결(處決)하나니 우리 삼인(三人)이면 무슨 일이든지 결정(決定)하리라 하시고 또 자현(自賢)다려 가만히 일러 가라사대 비록 몇 십만인(十萬人)이 이러한 화액(禍厄)을 당(當)하였을지라도 일호(一毫)의 상해(傷害)가 없이 다 끌리게 할지니 조금도 염려 말라 하시더라.

 


제석(除夕)에 전뢰(電雷)이 크게 발(發)하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이것은 서양(西洋)에서 신(神)이 넘어 옴이라 하시더라. 천사(天師)께서 옥중(獄中)에서 과세(過歲)하시다.

 


무신 원조(戊申 元朝)에 경관(警官)이 죄수들에게 주식(酒食) 일상(一床)식 분급(分給)하거늘 모든 사람이 더욱 천사(天師)를 원망(怨望)하야 가로되 주식(酒食)을 분급(分給)함은 죽이랴 함이니 우리는 증산(甑山)을 따르다가 죽게된다 하더라. 이날에 눈이 크게 내리고 혹냉(酷冷)하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이것은 대공사(大公事)를 처결(處決)함에 인(因)함이라 하더라.

 

경관(警官)이 여러 사람을 취조(取調)하야도 아무 증거(證據)가 없음으로 천사(天師)를 광인(狂人)으로 돌리더라. 정월 십일(正月十日)에 옥문(獄門)을 열고 여러 사람을 석방(釋放)한 후(後) 오직 천사(天師)만 남겨두다. 이때에 경석(京石)은 고부(古阜)에 있어 천사(天師)의 나오시기를 기다리고 형렬(亨烈)은 경석(京石)의 집에 가 머물러 천사(天師)의 나오시기를 기다리고 그 남은 사람은 각자 귀가(各自歸家)하니라.

 


정월 회(正月晦) [경칩(驚蟄)]일에 천사(天師)께서 출옥(出獄)하사 경석(京石)을 데리고 객망리(客望里) 본댁(本宅)으로 돌아가시다.


형렬(亨烈)은 천사(天師)의 출옥(出獄)하심을 듣고 동곡(銅谷)으로 돌아가고 김광찬(金光賛)은 대흥리(大興里)에 있어 그 양모상(養母喪)에도 분상(奔喪)치 아니하거늘 천사(天師)께서 자조 귀가(歸家)하기를 권(勸)하시되 듣지 않고 삼년(三年)을 지내니라.

 


고부(古阜) 옥(獄)에 구수(拘囚) 되었을 때에 문공신(文公信) 박장근(朴壯根) 이화춘(李化春) 삼인(三人)이 심(甚)히 천사(天師)를 원망(怨望)하야 불경(不敬)한 패설(悖說)을 하더니, 삼월(三月)에 이르러 이화춘(李化春)은 의병(義兵)에게 포살(砲殺)되고 박장근(朴壯根)은 의병(義兵)에게 통타(痛打)되야 절골(折骨)이 된지라. 천사(天師)께서 들으시고 문공신(文公信)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도 또 맘을 고치라. 그러치 아니하면 천노(天怒)가 있으리라 하신 후(後) 또 가라사대 이화춘(李化春)은 귀신(鬼神)으로나 위안케 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체수(逮囚)되었든 이십여인(二十餘人) 중(中) 김형렬(金亨烈) 김자현(金自賢) 이인외(二人外)에는 다 흩어져서 다시 천사(天師)를 따르지 아니하더라.

 


이월 이일(二月二日)에 천사(天師)께서 본댁(本宅)으로부터 태인(泰仁) 신경원(辛敬元)의 집에 가 머무시니 신경원(辛敬元) 최창조(崔昌朝) 김경학(金京學) 최내경(崔乃敬)등(等)이 천사(天師)를 모시니라 [천사(天師)께서 자조 태인(泰仁)에 머무심은 도창현(道昌峴)이 있음을 취(取)하심이러라.]

 


천사(天師)께서 백암리(白岩里) 김경학(金京學) 최창조(崔昌朝) 양가(兩家)로 왕래(往來)하야 머무실 새 김광찬(金光賛)의 성복(成服)을 최창조가(崔昌朝家)에서 거행(擧行)케 하시다. 이때 천사(天師)께서 최창조(崔昌朝)를 명(命)하사 저일수(猪一首)를 재(宰)하야 계란(鷄卵)으로 전야를 부쳐 대그릇에 담아서 정결(淨潔)한 곳에 두고 또 내 의복(衣服) 한 벌을 지어 두라. 장차(張次) 쓸데가 잇노라. 창조(昌朝)가 명(命)을 쫓아 저육(豬肉)전야와 의복(衣服)을 만들어 두니라.

 


삼월(三月)에 천사(天師)께서 동곡(銅谷)에 머무실 새 최창조(崔昌朝)가 사람을 보내어 품고(稟告)하되 저육(豬肉) 전야가 다 부패(腐敗)하였으니 어찌 하오리까. 천사(天師) 가라사대 좀 기다리라 하시더니 그 후(後) 형렬(亨烈)을 명(命)하야 가라사대 네가 태인(泰仁)가서 최내경(崔乃敬) 신경원(辛敬元)을 데리고 최창조(崔昌朝)의 집에 가서, 오늘 저녁 인적(人跡)이 없을 때를 기다려 그 집 정문(正門) 밖에 한 사람 엎드릴만한 소갱(小坑)을 파고 내 의복(衣服)을 세 사람이 한 가지씩 나누어 입고 그 갱전(坑前)에 청수(淸水) 일기(一器), 화로(火爐) 일좌(一座)를 놓고 적은 도기(陶器)에 호주(酒)를 넣고 문어(文魚), 전복, 두부(豆腐)를 각각(各各) 그릇에 담아 그 앞에 놓은 후(後), 한 사람은 저육(豬肉) 전야 한 점식 들어 청수(淸水)와 화로(火爐) 우으로 넘기고 한 사람은 연해 그것을 받고 한 사람은 다시 받아 갱중(坑中)에 넣은 후(後) 흙으로 덮으라. 이같이 하고 빨리 돌아 오라 하시는지라. 형렬(亨烈)이 봉명(奉命)하고 태인(泰仁) 가서 내경(乃敬) 경원(敬元)을 데리고 창조(昌朝)가에 가서 명(命)하신 대로 일일(一一)히 시행(施行)한 후(後) 빨리 돌아올 새 검은 구름이 일어나더니 집에 이르자 문득 폭우(暴雨)가 쏘다지며 뇌전(雷電)이 대작(大作)하거늘, 천사(天師)께서 형렬(亨烈)다려 물어 가라사대 이때쯤 일을 행(行)할 때가 되겠느냐. 형렬(亨烈)이 가로되 일 행(行)할 때가 꼭 맞겠나이다. 천사(天師) 가라사대 이것은 매화(埋火)니라 하시더라.

 


사월(四月)에 천사(天師)께서 동곡(銅谷)에 계시사 백남신(白南信)으로부터 돈 천양(千兩)을 가져오사 약국(藥局)을 벌이시다. 이때에 약장(藥藏)과 궤(櫃)와 모든 기구(器具)를 비치(備置)하시기 위(爲)하야 목공(木工) 일인(一人)을 불러 그 장광척촌(長廣尺寸)과 제조방법(製造方法)을 일일(一一)히 가르치며 기한(期限)을 정(定)하야 필역(畢役)하라 하시고 약방(藥房)은 갑칠(甲七)의 형(兄) 준상(俊相)의 집에 설치(設置)하시다. 목공(木工)이 기한내(期限內)에 공사(公事)를 미필(未畢)하거늘 천사(天師)께서 목공(木工)으로 하여금 재목(材木)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앞에 꿇어앉힌 후(後) 크게 꾸짖으시면서 한 봉서(封書)를 목공(木工)에게 주어 꿇어앉아 받아 불사르게 하시니 문득 백일(白日)에 번개가 번득이는지라. 목공(木工)이 전율(戰慄)하야 땀을 흘리더라. 천사(天師)께서 목공(木工)을 명(命)하야 속(速)히 필역(畢役)하라 하시니 목공(木工)이 수전증(手戰症)이 나서 한 달이 넘은 뒤에 비로소 완공(完工)하야 약방(藥房)에 설치(設置)하고, 그 약방(藥房) 물목(物目)을 기록(記錄)하야 갑칠(甲七) 광찬(光賛)으로 하여금 금산사(金山寺) 대장전(大藏殿)에 가서 불사르게 하시다. 약장(藥藏)을 지은 뒤에 천사(天師)께서 박공우(朴公又)다려 일러 가라사대 당재약(唐材藥)은 평양(平壤)이 좋으니 네가 평양(平壤) 가서 당재약(唐材藥)을 구하야 오라 하시더니, 그 뒤로 다시 그에 대한 말씀이 없으시더라. 약방(藥房)을 설치하신 후(後) [원형이정 봉천지도술약국 재전주동곡생사판단](在全州銅谷生死判斷)이란 문구(文句)를 써서 소화(燒火)하시다.

 


약장((藥藏)은 약(藥) 넣는 간(間)이 우으로 종삼횡오 합십오(縱三橫五 合十五)며 가운데에 큰 간(間)이 둘이요 아래에 큰 간(間)이 하나인대, 그 웃 십오간(十五間) 중(中) 가운데 간(間)에 [단주수명(丹朱受命)]이라 쓰시고 그 속에 목단피(牧丹皮)를 넣고 그 아래에 [열풍뢰우불미(烈風雷雨不迷)]라고 횡서(橫書)하시고 또 칠성경(七星經)을 양지(洋紙)에 종서(縱書)하시고 그 말단(末端)에 [우보상최등양명(禹步相催登陽明)]이라 횡서(橫書)하야 약장(藥藏) 우로부터 뒤로 밑판 까지 연(連)하야 내려 붙였으며, 양력육월이십일(陽曆六月二十日) 음력육월이십일(陰曆六月二十日)이라 쓰시다. 궤((櫃) 안에는 [팔문둔갑(八門遁甲)]이라 쓰시고 그 글자를 눌러서 [설문(舌門)] 이자(二字)를 낙인(烙印)하신 후(後) 그 글자 주위(周圍)에는 이십사점(二十四點)을 홍색(紅色)으로 찍으시다. 약방(藥房)에는 통감(痛鑑) 서전(書傳) 각(各) 일질(一秩)을 비치(備置) 하시니라.

 


천사(天師)께서 전주(全州)에 가사 김병욱(金秉旭)을 명(命)하야 삼백양전(三百兩錢)으로써 약재(藥材)를 매입(買入)하셨는데 마침 비가 오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이 비는 약탕수(藥湯水)라 하시더라.

 


사월(四月)에 천사(天師) 가라사대 내가 청국공사(淸國公事)를 행(行)할 터인데 길이 멀어 왕래(往來)하기 어려우니 다만 그 음동(音同)을 취(取)하야 청주(淸州) 만동묘(萬東廟)에 가서 행(行)하려 하나, 이도 또한 불편(不便)함으로 청도원(淸道院)에 가서 청국(淸國)를 가름하야 공사(公事)를 행(行)하리라 하시고 청도원(淸道院) 찬명(贊明)의 집에 가사 천지대신문(天地大神門)을 열으시고 공사(公事)를 행(行)하시니 김송환(金松煥)이 시종(侍從)하니라.

 


그 후(後)에 천사(天師)께서 날마다 글을 써서 크게 권축(卷軸)을 이루시고 형렬(亨烈) 광찬(光賛) 갑칠(甲七) 윤근(允根) 경학(京學) 원일(元一) 등(等)을 명(命)하야 가로되, 너희들이 창문(窓門)을 긴봉(緊封)하고 방중(房中)에 들어가서 이 글축을 화로(火爐)에 넣어 불사르되 연기(煙氣)가 방중(房中)에 충만(充滿)케 하야 다 소화(燒火)한 뒤에 문(門)을 열지니라. 일을 하려면 수화중(水火中)에라도 들어가야 하느니라 하시니, 모든 사람이 명(命)대로 시행(施行)할 새 연기(煙氣)로 호흡(呼吸)을 통(通)하기 어려움으로 윤근(允根) 원일(元一)은 문외(門外)로 나가고 그 다음 사람들은 종이 다 타기를 기다려 문(門)을 열으니라.

 


사월(四月)에 천사(天師)께서 형렬(亨烈)다려 일러 가라사대 내가 이제 화둔(火遁)을 쓰리니 너의 집에 불을 주의(注意)케 하라. 만일 네 집에 화재(火災)가 나면 일촌(一村)이 전소(全燒)되고 그 화재신(火災神)의 세력(勢力)이 커져서 세계인민(世界人民)에게 대화(大禍)를 끼치게 될지니라. 형렬(亨烈)이 놀라서 가인(家人)을 단속(團束)하야 종일토록 양황(洋黃)과 화로(火爐)를 주의(注意)하니라.

 


사월(四月)에 천사(天師)께서 정괴산(丁槐山) 주점(酒店)에 가사 술을 마이실 새 일찍 고부화란(古阜禍亂)에 지면(知面)이 된 정순검(鄭巡檢)이 이르거늘 천사(天師)께서 술을 사서 대접(待接)하였더니 떠날 때에 천사(天師)에게 돈 십원(十圓)을 청구(請求)하다가 조끼 속에 손을 넣어 돈 십원(十圓)을 훔쳐 가는지라. 천사(天師) 가라사대 어찌 이렇게 무례(無禮)하뇨 하시더라. 정순검(鄭巡檢)이 전주(全州)에 가서 다시 서신(書信)으로써 돈 사십원(四十圓)을 청구(請求)함으로 천사(天師)께서 형렬(亨烈)로 하여금 돈 십원(十圓)을 구(求)하야 보내시면서 가라사대 매우 불량(不良)한 사람이라 하시더니, 며칠이 지난 뒤에 정순검(鄭巡檢)이 고부(古阜)로 돌아가다가 정읍(井邑) 한 다리에서 군도(群盜)에게 피살(被殺)하니라. 천사(天師)께서 듣고 가라사대 순검(巡檢)은 도적(盜賊)을 징치(懲治)하는 직책(職責)이 잇거늘 도리어 도적(盜賊)질을 하니 도적(盜賊)에게 죽음이 당연(當然)한 일이라. 이것이 다 신명(神明)의 하는 바이니라.

 


천사(天師) 가라사대 일본(日本) 사람이 조선(朝鮮)에 잇는 만고역신(萬古逆臣)을 거느려 써 역사(役事)를 하나니라. 이조 개국(李朝開國) 이래 벼슬한 자(者)가 다 정씨(鄭氏)를 생각 하였나니 이는 곳 이심(二心)이라. 남의 신자(臣者)로서 이심(二心)을 두면 곳 역신(逆臣)이니, 그럼으로 모든 역신(逆臣)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들도 역신(逆臣)이러니 어찌 모든 극악(極惡)을 이를 때에 역적(逆賊)의 칭호(稱號)를 붙여서 역신(逆臣)을 학대(虐待)하느뇨 한지라, 이로 인(因)하야 저들이 일본(日本) 사람을 보면 죄지은 자(者)와 같이 전율(戰慄) 하나니라.

 


하(夏)에 문공신(文公信)이 동곡(銅谷)에 와서 천사(天師)께 뵈거늘 천사(天師)께서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만일 허물을 뉘우쳐 전습(前習)을 고치지 아니하면 장차 어떠한 난경(難境)을 당(當)할지 모르리라 하시고, 자현(自賢)을 불러 가라사대 네가 공신(公信)의 집에 가서 여러 날 숙식(宿食) 하였으니 공신(公信)을 네 집에 다려다가 잘 대접(待接)하라.

자현(自賢)이 망각(忘却)하야 대접(待接)하지 못한지라 천사(天師)가라사대 잘못된 일이라 이 뒤로는 대접(待接)하랴 하야도 만날 기회가 없으리라 하시더니 과연(果然) 그 뒤로는 서로 만나지 못하니라.

 


김형렬(金亨烈)이 출타(出他) 하였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야소교(耶蘇敎) 신자(信者) 강중구(姜重九)가 이취(泥醉)하야 크게 능욕(凌辱) 하는지라. 형렬(亨烈)이 무수(無數)한 곤고(困苦)를 겪고 천사(天師)께 그 사유(事由)를 아뢰니 천사(天師) 가라사대 회(蛔)가 우로 오르다가 다시 아래로 내릴 때에 사람에게 패(敗)를 당(當)하는 일이 잇느니라. 청수(淸水) 한 그릇을 떠 놓고 스스로 허물을 살펴 뉘우치라. 형렬(亨烈)이 명(命)에 의(依)하야 시행(施行) 하였더니 그 뒤에 강중구(姜重九)가 병(病)에 걸리어 사경(死境)에 이르렀다가 다시 회생(回生) 한지라. 형렬(亨烈)이 듣고 천사(天師)께 아뢴대 천사(天師) 가라사대 이 뒤로 그러한 일이 잇거든 반드시 스스로 네 몸을 살피라. 그러면 그 독기(毒氣)가 근본(根本)으로 도라 가나니라.

 


사월(四月)에 대한(大旱)하야 모맥(牟麥)이 고사(故死)함으로 농민(農民)이 대소(大騷)하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이제 만일 맥흉(麥凶)이 들면 아사(餓死)하는 자(者)가 많을지니 내가 어찌 그 참상(慘狀)을 보리요 하시고 전주(全州) 용머리 주점(酒店)에 가사 김낙범(金落範)을 명(命)하야 거친 맥반(麥飯) 일기(一器)와 토장(土醬) 일기(一器)를 지어오신 후(後) 가라사대 궁민(窮民)의 음식(飮食)이 이러하리라 하시고 그 보리밥과 토장(土醬)국을 다 잡수시니 문득 흑운(黑雲)이 일어나며 비가 내려와서 고사(故死)하든 보리가 다시 발연(勃然)히 생기(生氣)를 얻어 풍작(豊作)이 되니라.

 


오월(五月)에 천사(天師)께서 전주(全州)에 머무실 새 김갑칠(金甲七)이 와 뵈니 천사(天師) 가라사대 너의 지방(地方)에 농형(農形)이 어떠하뇨. 갑칠(甲七)이 가로되 한재(旱災)가 심(甚)하야 아직까지 이앙(移秧)을 하지 못하여 민심(民心)이 크게 소연(騷然)하나이다. 천사(天師) 가라사대 네가 비를 빌러 왔도다. 우사(雨師)를 네게 부쳐 보내리니 곳 돌아가라. 중도(中途)에 비가 올지라도 회피(囘避)치 말지어다 하시니, 갑칠(甲七)이 발병이 있어 가기를 즐겨 아니하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사람을 구제(救濟)함에 어찌 일각(一刻)을 지체(遲滯)하랴 하시며 가기를 독촉(督促)하시니, 갑칠(甲七)이 명(命)을 받들어 돌아갈 새 원평(院坪)에 이름에 비오기 시작(始作)하야 경각(頃刻)에 하천(河川)이 창일(漲溢)하야 교량(橋梁)이 떠서 능(能)히 건너지 못하였는데 수일간(數日間)에 이앙(移秧)을 종료(終了)하니라.

 


박공우(朴公又)의 처(妻)가 급수(汲水) 하다가 엎드러져서 허리와 다리를 상(傷)하야 기동(起動)치 못하고 누어 앓거늘, 공우(公又)가 매우 근심하야 멀리 천사(天師)를 향(向)하야 그 처(妻)를 도와주시기를 지성(至誠)으로 심고(心告)하였더니 그 처(妻)가 곳 나아서 일어 나니라. 그 후(後) 공우(公又)가 천사(天師)께 뵈온대 천사(天師)께서 웃어 가라사대 네가 내환(內患)으로 얼마나 염려 하였느뇨 하시더라.

 


천사(天師)께서 정남기(鄭南基)의 집에 가시니 남기(南基)의 제(弟)가 그 부친(父親)에게 무슨 일로 꾸중을 당(當)하고 불손(不遜)하게 대답(對答)한 후(後) 밖에 나갔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올 제, 문득 문(門) 앞에 우뚝 서서 능(能)히 동작(動作)을 못하고 땀을 흘리며 연(連)하야 소리 지름에 가인(家人)이 경황망조(驚惶罔措)하더라. 천사(天師)께서 일각(一刻)을 지낸 후(後) 돌아보아 가라사대 어찌 그리 곤욕(困辱)을 보느뇨 하시니 그 사람이 비로소 굴신(屈伸)을 하며 정신(精神)을 수습(收拾)한지라. 모든 사람이 그 연유(緣由)를 무르니 그 사람이 가로되 밖으로서 들어오랴 할 때에 문득 정신(精神)이 황홀(恍惚)하며 숨이 막혀 호흡(呼吸)을 임의(任意)로 통(通)치 못하였다 하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그 때에 네 가슴이 답답하여 견디기 어려웠으리라. 대답(對答)하야 가로되 그러하더이다. 천사(天師)께서 크게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부친(父親)에게 불경(不敬)한 말을 하였으니 너의 부친(父親)의 가슴은 어떠하였으랴. 네가 죄(罪)를 깨달아 다시 그리 말지어다 하시니라.

 


천사(天師)께서 동곡(銅谷)에 게실 때 경석(京石) 제(弟) 윤경(輪京)이 와 뵈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천지(天地)에서 현무(玄武)가 쌀을 불으니 네 형(兄)[경석(京石)]의 기운을 써야할지라. 네 형(兄)다려 구(口), 설(舌), 인후(咽喉)를 동(動)치 말고 동학(東學)의 시천주(侍天主)를 암송(暗誦)하되 기거동작(起居動作)에 잠시(暫時)도 쉬지 말고 하라 하시더라.

 


정읍(井邑) 고부인(高夫人)이 안병(眼病)으로 고통(苦痛)하고 차경석(車京石)의 장남(長男) 희남(熙南)이 와병(臥病)함으로 차윤경(車輪京)이 민망하여 천사(天師)께 뵈옵고 그 사유(事由)를 품(稟)하려고 동곡(銅谷)으로 가니, 김자선(金自善) 김광찬(金光賛) 등(等) 십여인(十餘人)이 동리(洞里) 앞에서 기다리다가 윤경((輪京))의 옴을 보고 물어 가로되 무슨 일로 오나뇨. 윤경(輪京)이 오는 사유(事由)를 말하니 모든 사람이 가라대 오늘 아침에 선생님(先生任)이 이르시대 오늘은 대흥리(大興里)로부터 차윤경(車輪京)이 오리라 하심으로 이같이 나와 기다리노라 하더라. 윤경(輪京)이 김자선(金自善)의 집에 가서 천사(天師)께 뵈옵고 고부인(高夫人)과 희남(熙南)의 병세(病勢)를 품(稟)하니 천사(天師) 가라사대 명일에 태인(泰仁) 살포청에 가셔 나를 만나라 하심으로 윤경(輪京)이 곳 돌아갔다가, 익일(翌日)에 살포청으로 가니 천사(天師)께서 아직 오시지 아니하였음으로 곳 태인(泰仁) 소투원 주점(酒店)에 가니 점주(店主)가 말하되 선생(先生)께서 태인(泰仁) 새올 최창조(崔昌朝)의 집으로 가시면서 차윤경(車輪京)이 와 묻거든 새올로 오게 하라 하셨다 하거늘, 윤경(輪京)이 새올로 갈새 일본병(日本兵) 수백명(數百名)이 도중(道中)에 있어 주소(住所)와 출행(出行)의 이유(理由)를 묻거늘 윤경(輪京)이 주소(住所)와 가환(家患)으로 의사(醫士) 마지라 간다는 사유(事由)를 말하니 그 병졸(兵卒)이 다 떠나더라.

 

윤경(輪京)이 새올에 가서 천사(天師)께 뵈오니 천사(天師) 가라사대 오늘은 병세(病勢)가 어떠하뇨. 윤경(輪京)이 가로되 집에서 일찍 떠났음으로 자세히 모르나이다. 천사(天師)께서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무엇 하러 왔느뇨. 윤경(輪京)이 사과(謝過)하니라. 이날 밤에 천사(天師)께서 윤경(輪京)을 명(命)하사 자지 말고 밤이 맛도록 밖에 있어 돌라 하시니 윤경(輪京)이 명(命)을 쫓아 자지 않고 밖으로 돌새 닭의 소리가 난 뒤에 천사(天師)께서 물어 가라사대 네가 졸리지 않느냐. 윤경(輪京)이 가로되 졸리지 아니하나이다. 천사(天師) 가라사대 나와 함께 백암리(白岩里)로 가자 하시고 떠나시니 김자선(金自善)도 따르니라. 백암리(白岩里) 김경학(金京學)의 집에 이르사 조반(朝飯)을 잡수시고 다시 떠나 정읍(井邑)으로 향(向)하야 가실 새 혹(或) 앞서시기도 하시며 혹(或) 뒤서시기도 하사 사오보(四五步)를 걸으신 뒤에 가라사대 이 길에는 일본(日本) 사람을 보는 것이 불가(不可)하다 하시더라. 정읍(井邑) 노송정(老松亭)에 이르사 가라사대 이곳에서 좀 지체(遲滯)하야 감이 가(可)하다 하시고 휴식(休息)하야 반시진(半時辰)을 지내신 후(後)에 떠나서 그 모퉁이 큰 못가에 이르니 일본기병(日本騎兵)이 많이 오다가 그곳에서 다시 다른 곳으로 전향(轉向)한 형적(形跡)이 잇더라.

천사(天師)께서 그 자취를 보시고 가라사대 대인(大人)의 앞길에 저들이 어찌 살래(殺來)하리요 하시더라. 윤경(輪京)이 행인(行人)에게 물으니 과연(果然) 수십명(數十名)의 일본기병(日本騎兵)이 그곳에 달려오다가 타처(他處)로 전향(轉向)하야 갔다 하더라. 그곳에서 대흥리(大興里)를 가려면 양조로(兩條路)로 분기(分岐)되야 하나는 정읍통로(井邑通路)로서 일본인(日本人)의 상점(商店)이 노방(路傍)에 많이 잇고 하나는 협로(狹路)라. 윤경(輪京)이 어느 길로 향(向)할 것을 묻자온대 천사(天師) 가라사대 대인(大人)이 어찌 협로(狹路)로 행(行)하리요 하시고 대로(大路)로 행(行)하시나 좌우(左右)에 즐비(櫛比)한 일본인(日本人) 상점(商店에는 일본인(日本人)이 한사람도 밖에 나서지 아니하더라. 대흥리(大興里)에 이르사 고부인(高夫人)과 희남(熙南)의 병(病)은 다 손으로 어루만져 낫게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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