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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복(福)이 있어야 한다

제 복(福)이 있어야 한다 2

열린마당  솔방울 솔방울님의 글모음 쪽지 2015-07-13 20:42 4,969
 
옛날 아버지 밑에 세딸이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진담반 농담반 삼아 묻곤 했습니다.
 
첫째야! 너는 누구 복으로 먹고 사는 것 같니?
 
아!
그거야 당연히 아버지 복으로 먹고 살지요
 
둘째야! 너는 누구 덕에 먹고 사는 것 같니?
당연히 아버지 덕에 사는거죠.
 
셋째에게 물었습니다.
셋째야! 너는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는거니?
 
아!
그건 제 복으로 먹고 살죠.
하였다...
 
다 같은 핏줄이지만 셋째는 꼭 아버지가 물을 때마다 자신의 복으로 먹고 사는 것이지,
아버지 덕으로 먹고사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도 은근히 화가 났습니다.   
한번쯤 아버지 덕에 살지요~라고 기분 좋게 한마디 해주면 될 것을 한사코 자기 복으로 사는거라 말하니 좀 얄밉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버지가 참던 화가 폭발하여 너 잘났구나 고생 좀 해봐라는 식으로 집에서 쫒아버렸습니다.


 

 
그 후 첫째와 둘째는 아버지 재산을 분배받아 부자 집으로 시집을 잘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아버지가 나이가 들자 사는 것이 힘들어져 도움을 받으려고 첫째 딸을 찾아갔습니다.
 
얘야!
내가 이제 늙고 병들고 거동이 시원찮아 살기가 불편하고 어렵구나.
 
너희 집에서 좀 지내면 안 되겠니?
그러자 첫째는 냉정히 거절했습니다.
 
아버지가 보다시피 저희도 가난하기가 이를데 없어 풀죽을 쑤어먹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니 아버지를 모실 형편이 안 됩니다. 미안합니다.
 
아버지는 어쩔 수 없어 이번엔 둘째 집을 찾아갔습니다.
 
둘째야!
내가 어디 갈데가 없구나 내가 여기서 좀 살면 안 될까?
 
하니
둘째는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하소연을 합니다.
 
아버지 저도 시집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가세가 기울어 지금까지 가난에 시달려 오고 있습니다.
하니 아버지를 모실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는 첫째, 둘째에게 도저히 몸 붙일 명분이 없어지는지라 괴로워 하던 차에, 셋째가 번뜩 떠올랐습니다.   

*선천에는 수명(壽命) 복록(福祿)이라 하여 수명을 앞세우고 복록을 뒤로하였으나 복록이 없이 수명만 있으면 산송장이나 마찬가지니라. 나는 복록을 먼저 하고 수명은 다음이니 그러므로 후천에는 걸인이 없느니라. 이제는 복록을 먼저 하라. 녹(祿) 떨어지면 죽느니라. (道典 2:25) 

그래서 아버지는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볼 겸 겸사겸사 셋째 집을 수소문하여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느 집 앞에서 셋째야! 셋째야! 하고 애타게 불렀습니다.
며칠을 굶은지라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어여쁜 귀부인이 양손에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오며 물었습니다.
뉘신지요?


 


...
 
저...
 
복록 성경신 지기금지 원위대강 (福 祿 誠 敬 信 至 氣 今 至 願 爲 大 降)
수명 성경신 지기금지 원위대강 (壽 命 誠 敬 信 至 氣 今 至 願 爲 大 降)


...
 
어?

....
 
아버지!
셋째딸은 아버지를 금방 알아보았습니다.
 
아버지! 어쩐일이신가요.
오랜만입니다. 어서 들어오세요.
 
아버지는 어리둥절했습니다.
여기는 어디냐?
 
여기가 제 집입니다.
얘는 아버지의 손자, 손녀이구요.

...

셋째딸은 쫒겨난 후로 곧 바로 자리를 잡아 잘 살아오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어째거나 셋째는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면서 한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
 
셋째딸은 비록 쫒겨났었지만 타고난 제 복이 있는 고로 어디 가더라도 잘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옛 이야기였습니다.
 
*내 집안, 내 동기간, 내 자식이라고 다 사는 것이 아니요, 내 자식도 복이 있어야 사느니라. 천하에서 개벽이 되어야 서로 상봉이 되느니라. 그러면 이제 태평시대가 오느니라. (道典 7:24) 
화송 쪽지 2015-07-13 21:42
선도 안보고 데려 간다는 셋째 딸...ㅋㅋㅋ
자립심이 중요 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솔방울 쪽지 2015-07-13 23:16
화송 최진사댁 셋째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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