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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이야기

소나무 이야기 2

열린마당  호롱불 호롱불님의 글모음 쪽지 2016-01-12 19:51 4,841
소나무가 나란히 컸습니다.  

한 놈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있고요,
한 놈은 제멋대로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좌로 우로 뻗어 개성있게 컸습니다.  

사람들이 개성있는 놈 보고 그럽니다.  

이야~
멋있다~  

사진도 이놈 앞에서만 찍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놈이 8m이상 키만 덜렁 커 싱겁게 서있는 놈보고 맨날 비웃습니다.  


 


곧게 뻗은 소나무는 밋밋하여 별 인기가 없습니다.
조경이 발달된 이후로 쭉 뻗은 것은 더욱 값어치가 없어졌습니다.  

나무는 이리 꼬고 저리 꼬고 S자로 휘고 타원으로 휘어야 상품으로 인정받습니다.  

여기 소나무도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삐딱하게 심었었습니다.
소나무가 커가며 이리 뻗고 저리 휘고 해서 멋지게 만들어지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리 휘고 저리 휘고 잘 컸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점수를 후하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리저리 자유롭게 뻗어 자란 놈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인기가 높던 가지인데, 삐딱한 가지에 눈이 조금씩 조금씩 쌓이자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쩍! 찢어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일꾼들이 오더니 톱으로 싹 잘라버렸습니다.
곧게 뻗은 놈 핀잔 주더니 이놈이 되래 큰 코 다쳤습니다.  

곧게 뻗은 나뭇가지는 눈이 쌓여도 지탱할 수 가 있는데, 삐딱한 가지는 물리적 하중이 더욱 가해져서 가지가 찢어져버렸지요. 
  
사람으로 말하면 불구가 된 것입니다.
화송 쪽지 2016-01-14 18:20
소나무 이야기로 많은걸 생각하게 하네요.
호롱불 아우님 추운데 건강에 유의 하세요.
호롱불 쪽지 2016-01-15 18:44
화송 고마운 말씀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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