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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에 시비가 붙었나니-1

담배에 시비가 붙었나니-1

열린마당  솔방울 솔방울님의 글모음 쪽지 2015-08-15 11:49 4,542
서울 금호동에서 동료들과 밤 9시경 볼일 보러 걸어가는데 어떤 건달이 시비를 걸어왔습니다.
 
어이!
이리 와봐!
 
담배 있으면 줘봐! 그럽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로 씨부렁거려서 담배 없다고 하고는 가던 길을 가는데 앞을 딱 가로 막습니다.
 
그래서 옆으로 피해 가려는데 또 다시 막아서며 씨부렁거립니다.
왜 가냐고!
 
그래서 어찌해야 해야 하나 망설이는 중인데 그때 1m 60cm정도 보이는 어떤 남자가 저쪽에서 다가옵니다.


 

 
이봐!
당신 뭔데 그래!
 
이 남자는 체구가 매우 왜소하였고 머리카락은 콧잔등까지 내려와 눈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러자 건달이 주춤하더니 너! 뭐야! 하니까 이 남자가 그럽니다.
 
왜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야!
 
그러니 건달이 너! 죽고 싶어? 합니다.
이 남자가 매서운 표정으로 딱 버티고 서서 한 마디 던집니다.
 
그래서 한 번 해보시겠다? 좋지!!
잠깐 침묵이 흐르자 건달이 기가 죽었는지 중얼중얼 욕하면서 주춤주춤 물러나는데 남자가 저희보고 그럽니다.
 
집에 들어가라고...
그리고 저희가 멀어질 때까지 지켜보고 있더군요.
 
*공우가 상제님을 모시고 가다가 한 주막에 당도하니 마침 건달들이 많이 모여 있거늘 상제님께서 놋양푼에다 술을 받아 단숨에 들이켜시고 “여기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나하고 씨름할 사람 하나 나서 봐라.” 하고 소리치시니 모두들 그 우렁찬 음성에 기가 눌려 감히 나서는 사람이 없더라. 이 때 어디선가 키 작은 중 한 사람이 나타나 바랑을 벗어 놓으며 “어디, 할 사람 없으면 나하고 한번 해 봅시다.” 하고 나서는데 공우가 보니 키는 쪼그맣고 배만 똥똥하여 영락없는 땅딸보라 언뜻 보기에도 참으로 가소롭더라. 본래 공우는 한 손으로 다듬잇돌의 한 쪽 끝을 잡고도 거뜬히 들어올리는 천하장사라 내심 ‘어디서 굴러 온 땡추인지 생긴 몰골을 보아하니 내 한 손가락잽이도 안 되는 것이 술김에 저러는 모양이로다. 체면이 있지, 어찌 저런 놈이 선생님께 맞서도록 보고 있을 수 있나. 내가 저놈 버릇을 고쳐 놔야겠다.’ 생각하고 얼른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해 볼 테면 나하고 한번 해 보자.” 하고는 장죽(長竹)을 입에 문 채 잔뜩 호기를 부리며, 그 중에게 다가가 냅다 공중에다 집어 던질 요량으로 뒷덜미를 잡으려는 순간 도리어 공우의 몸이 공중으로 까맣게 떠오르거늘 공우가 깜짝 놀라 당황한 와중에도 ‘행여 떨어질 때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 창피를 어찌 당할까.’ 하여 아등바등하다가 이내 땅에 떨어지면서 입에 물고 있던 담뱃대를 떨어뜨리니 담뱃대가 다리 사이에 끼어 뚝 하고 부러져 버리니라. 공우가 상제님께서 일부러 지게 만드신 줄 알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에 얼른 자리로 돌아와서는 하소연할 데도 없어 들입다 술만 들이켜고 앉았는데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힘세다고 힘자랑 하지 마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느니라.” 하시니라. (道典 3:265)
 
당시 건달 동료들도 서너명 주위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감히 나서지는 않더군요.
참 고마운 남자입니다.
 
지나간 일이지만 이 자리를 빌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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