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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시비가 붙었나니

버스에서 시비가 붙었나니 2

열린마당  솔방울 솔방울님의 글모음 쪽지 2015-08-15 11:43 5,667
제가 혼자 버스를 타고 가는데 제일 뒷자석에 자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그러자 180cm 정도 되는 두 젊은이가 서로 네가 앉아라! 네가 앉아라! 하면서 한 정거장 갈 때까지 앉지를 않고 있길래 안 앉으려나 보다 하고 제가 가서 앉았습니다.
 
그리고 두어 정거장을 갔는데 이 젊은 사람들이 내리면서 제 발등을 밟고 비비면서 내립니다.
그래서 그랬죠.
 
뭐야!
왜 발을 짓이기며 밟고 가는거야!
 
그랬더니 이 젊은이들이 내리려다 말고 별 욕을 다하면서 다가옵니다.
그래서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심정으로 두 눈에 살기를 섞어서 허리에 힘주고 앉아서 죽일 듯한 기운으로 딱 째려봤습니다.
 
그랬더니 이 젊은 사람들이 멈칫 하더니 악을 바락바락 칩니다.
 
*하루는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지혜로운 한 사람이 자신의 절친한 친구를 가난으로부터 구제하고 나라의 인재로 만든 옛 이야기를 들려주신 후에 말씀하시기를 “친구를 잘 두면 보배요, 못 두면 수난이라. 친구를 삼으려면 아주 삼아야 하고 같이 죽고 같이 살기로 삼아야 하느니라. 골이 깊으면 마음도 깊더라고, 음성싶고 농이 있어야 하느니라. 속이 넓어서 이리저리 시비를 가릴 줄 알아야 밝고 어두운 것을 알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똑똑한 척 어른 노릇만 하면 필한에는 인심을 잃어 지기(知己)가 없게 되느니라.” 하시니라. 상제님께서는 평소 “친구를 둬도 사생결단을 같이 할 다정한 놈을 두어야지, 친구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니라.” 하시고 같은 친구 사이라 할지라도 마음보를 보시고 그 마음이 틀어진 사람과는 ‘한물이 든다.’며 어울리지 못하게 하시니 혹 마음을 잘못 쓰는 사람이 상제님을 뵙고 돌아갈 때는 그 사람과 함께 온 사람까지 고생을 시키시니라. (道典 8:49)
 
야! 이xx 눈 좀 봐!
징그럽네! 눈 안깔아!
 
저! 저! 눈 봐! 이 새끼 너 지금 시비 거는 거야!
개xx 오늘 너 죽었어!
 
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한 마디도 안 하고 눈도 깜빡이지 않고 두 놈을 쳐다 보기만 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사람들 속에서 할머니가 나섭니다.
 
이보쇼!
젊은 사람들이 뭔 욕을 그리합니까?
 
어? 지금 애들도 있고 어른들도 있는데!!
도데체 뭐가 잘못되었는데 욕을 하고 난리요?
 
엉?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남과 시비하지 말라. 하늘이 싫어하느니라. 나를 모르는 자가 나를 헐뜯나니 내가 같이 헐뜯음으로 갚으면 나는 더욱 어리석은 자가 되느니라.” 하시니라. 어떤 사람이 남의 일을 비방하니 일러 말씀하시기를 “각기 제 노릇 제가 하는데 어찌 남의 시비를 말하느냐. 남이 트집을 잡아 싸우려 할지라도 마음을 눅여 지는 사람이 상등 사람이라 복을 받을 것이요, 분을 참지 못하고 어울려 싸우는 자는 하등 사람이라 신명(神明)의 도움을 받지 못하나니 어찌 잘되기를 바라리오.” 하시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만일 남과 시비가 붙어 그가 옳고 너희가 그를 때에는 스스로 뉘우치면 화(禍)가 저절로 풀리느니라.” 하시니라. 하루는 어떤 두 사람이 서로 상투를 잡고 심하게 싸우는지라. 상제님께서 이를 보시고 “저런 흉악한 놈들, 가서 상투를 베어 버려라! 사람이란 마음을 넓게 먹고, 둘러 생각하는 두름성이 있어야 하고, 진득하니 참을성이 많아야 하는 법이거늘 조잔한 놈들, 그런 걸 가지고 싸움을 해?” 하고 호통치시니라. (道典 8:50)
 
할머니가 나서서 젊은이들을 막 혼냅니다.
그러자 두 젊은이는 버스 바닥에 침을 한 두 번 뱉더니 제가 내릴 때 같이 내린다고 서있습니다.
 
제가 시비 걸었답니다.
자기들이 발등을 짓밟아 놓고는...(제가 자리를 앉은 것은 잘못)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러는 와중에 도착지가 되어서 저는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당연히 그 젊은 두 사람이 따라서 내려올 줄 알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두 젊은이가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며 욕할 뿐 내리지 않고 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너!
다음에 만나면 뼈도 못 추릴줄 알아!

엉!!!   
하면서 가고 있는 버스속 그들을 힐끗 보고는 묵묵히 갈길을 간적이 있습니다.
 
*사람들끼리 싸우면 천상에서 선령신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나니 천상 싸움이 끝난 뒤에 인간 싸움이 귀정(歸正)되느니라. (道典 4:122)
 
화송 쪽지 2015-08-17 00:42
다행이네요 ㅋㅋ
애들과 싸워봤자...둘 다 손해.
솔방울 쪽지 2015-08-17 11:02
화송 저도 도인처럼 행동 했어야 했어요. 구둣발로 짓밟을때 아하! 자리 앉은 값이로구나~해야는데... 그나저나 그 두 젊은이들 진즉 내렸어야 하는데 10여정거장 더 간 걸로 아는데 어찌 되돌아 왔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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